이성진 감독 '3관왕'…한국인 잔치 같았던 美 에미상

입력 2024-01-16 15:03   수정 2024-01-17 00:54


한국계 감독·배우가 의기투합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이 미국 에미상 주요 부문을 싹쓸이했다. 에미상은 ‘TV계의 오스카’로 불릴 만큼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감독상)과 배우 이정재(남우주연상)가 수상한 바 있다. 한국 출신 제작진의 잇따른 에미상 수상으로 K콘텐츠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난 사람들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TV 영화 부문 작품상과 남녀주연상 등 8개 부문 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으로 한국계 이성진 감독(42)은 감독상과 작가상을 받고, 주연 ‘대니’ 역을 맡은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41)은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42)은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여기에 캐스팅상과 의상상, 편집상까지 받으며 성난 사람들 팀은 총 8개 부문의 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수상 후보에 오른 11개 부문 중 남녀조연상과 음악상을 제외한 모든 상을 받은 것이다.

작품 연출과 각본을 맡은 이 감독은 “LA에 처음 왔을 때 내 통장은 마이너스였다. 1달러를 저금하러 은행에 갔더니 ‘1달러를 저금하는 거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1달러보다) 좀 덜 저금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며 “당시 에미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다. 이 자리에서 보니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했다는 걸 다시 한번 체감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배우들과 제작진, 넷플릭스를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은 어릴 때 미국으로 이주해 2008년 미국 장수 시트콤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의 각본을 쓰면서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TV 시리즈 ‘아웃소스드’(2010) ‘실리콘밸리’(2015) ‘데이브’(2021) ‘투카 앤 버티’(2019) 등의 연출과 각본을 맡으며 경력을 쌓아왔다.

국내에서 영화 ‘버닝’(2019) ‘미나리’(2021)로 얼굴을 알린 스티븐 연은 이 작품으로 세 번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앞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특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미국에서는 AMC 채널의 공포드라마 ‘워킹 데드’(2010~2017)에서 글렌 리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그는 “큰 영광이자 축복”이라며 “나를 지켜준 굉장히 많은 사람이 있었다. ‘성난 사람들’ 팀과 넷플릭스 등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이들 두 사람 사이에 난폭 운전 사건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10부작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현대인의 일상에 팽배한 ‘분노’를 속도감 있게 전개해 호평받았다.

이 감독은 “대니라는 인물에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반영됐다”며 “나도 한인 교회를 다니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때의 모습을 드라마에 담았다”고 말했다. 성난 사람들에는 동양인 이민자들의 모습이 세세하게 담겼다. 한국계 인물이 다수 등장해 수시로 한국어 단어와 LG 가전 등 한국 제품이 나오기도 한다. 배우들도 스티븐 연 외에 조지프 리, 데이비드 최, 애슐리 박, 저스틴 민 등 다수의 한국계 미국인 배우가 함께했다.

성난 사람들은 작년 4월 작품이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는 등 흥행했으며, 높은 작품성과 실감 나는 연기로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작품상·남녀주연상으로 3관왕에 올랐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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